[이재] 누스바움은 자신을 신스토아주의자라고 말했는데,
무엇에 근거하여 이런 규정을 하고 있는 것인지?
스토아 학파의 감정이론에 대한 대략적인 이해가 필요해요.
스토아 학파는 기원전 4세기 말경에 제논에 의해 시작된 학파입니다.
제논은 이 우주의 질서로서 ‘로고스’,
우리말로 ‘이성’을 중시한 사상가입니다.
그는 이 세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
물질로 이뤄져 있다는 유물론을 주장했습니다.
이 물질들 안에 내재한 질서가 ‘로고스’라고 생각했던 것이죠.
이 당시의 로고스는 지금 우리가 인간의 지적 능력으로서 이야기하는
‘이성’ 보다 더 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.
예를 들면,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, 달, 행성들이 조화를 이뤄 공전하는 것에는 어떤 원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.
로고스는 이 ‘조화를 이루는 원리’를 의미하기도 했습니다.
인간이 이성적 존재자인 것도 이 로고스에 의한 것이죠.
제논은 로고스가 우주의 원리이듯,
이성이 인간의 원리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.
그래야 인간은 자연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죠.
제논을 위시한 스토아 학파의 사상가들은
행복과 쾌락은 무관하다고 생각했습니다.
행복이라는 건 원리에 따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
감정에 사로잡히지 않으며 욕정을 극복하는 것으로부터
비롯한다고 주장했어요.
외부 자극, 그 자극으로 인한 충동, 오류 가능성을 지닌 감각,
그 감각으로부터 획득한 정보 등에 휘둘리지 않는
아파테이아(부동심,무감정)의 경지에 도달할 때
인간은 행복할 수 있다고 보았던 것이죠.
이는 감정적 상태로부터의 초월이라는 의미에서
금욕을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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